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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 4주차 : 스스로 만드는 정리규칙

2019. 10. 1. 13:35Log

​본격적으로 미니멀리스트로 산다고 선언한것은 약 한달밖에 안되었지만 그동안 몇년의 찌질리스트의 삶에서 이제 돈을 의미없이 사용하는것이 싫어졌고 후회하지 않을 소비를 하기위해 노력을 하게 되면서부터 내 삶의 모토는 '나에게 당장 필요한 물건 안 가져오기'였다. 비우는것만큼 물건을 안사는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사고싶은 물건이 있지만 욕심을 버리고 꼭 필요한 소비만 할수있는 미니멀리스트로 살아가기 위해 다섯가지 규칙을 스스로 세웠다.

 

  

1. 언젠가는 오지않는다. 내게 있는건 지금뿐이다.
미니멀리스트를 자처하고 나는 평소보다 조금 더 부지런해지고 행동하게되었다.
그동안 '적당한때'를 기다리며 가지고 있던 미술용품으로 드디어 그림을 그렸다. 한가지 안 사실이 나는 이 물감이 지금껏 유화물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크릴 물감이었다. 그것조차도 모르면서 사용하지못하고 집착하면서 가지고 있었다는것에 조금 우습게 느껴졌다. 아무튼 도서관에서 내가 좋아하는 감성적인 스타일의 그림을 그릴수 있는 책을 빌려 그림을 그렸다. 당연히 실력이 부족하니 내가 생각했던것 만큼의 퀄리티는 아니지만 그래도 월동을 했던 이 재료들의 시간들이 아쉽지 않게 집에 머물러있게 해본다.

캔들만든다고 한때 공병을 엄청나게 모은적이 있다. 꼭 캔들이 아니어도 빛이 투과되는 유리의 특성을 특히나 좋아했는데-지금도 좋아하지만- 모은 공병들로 책장 한칸에 가득 차게 진열해 놓을수 있을정도였다. 그런데 이것저것 다 모으다 보니 내가 사용할수 있는 양보다도 넘치게 되어서 뚜껑있는 공병은 반찬이나 술병으로 쓰라고 부엌에 주고 뚜껑이 없는 공병은 연필꽃이나 조명도구로 쓰기로 한다. 그 외에 사용할 목적이 없어보이는 공병은 버렸다. 

앞으로 책은 되도록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기로 한다. 한때 좋아하는 책으로만 채워지는 멋진 책장과 서재를 꿈꾸기도 했지만 매년 약간씩 변하는 취미나 사상, 관심분야를 모두 끌고 안고 갈수없고 언젠가는 읽을수 있다는 생각에 책장에 꽃혀있는것만으로도 만족하고 그대로 잊혀져갔던 책들이 한두권이 아니었어서 이젠 도서관에 가기로한다. 도서관의 좋은 점은 우선 왠만한 유명서적은 다 있고 같은 분야끼리 책이 모여있으니 A책을 찾으러 갔는데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들도 함께 들여다볼수가 있다. 지금도 꽤 비우긴 했지만 후에는 정말 좋아하는 책으로만 책장을 신중하게 채우고싶다.


2. 당장 필요하지않는것을 세일한다고 사지않는다.
서랍안에 단촐하게 들어있는 화장품은 어느날엔가 보니 내가 사용할수 있는 양보다 많아져있었다. 작년즈음엔가 나는 화장품 1년 동안 안사기를 시도해본적있었다. 그런데 난 분명 화장품을 사지 않았는데도 가족이나 지인들의 선물이나 가게에서 쿠폰이나 사은품으로 주는것 때문에 늘지도 줄지도 않은 상태로 계속 이어져왔다. 화장품 안사기 실천을 1년 이상하다보니 이제 가지고 있던 양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21년까지 사용할수 있는 샘플이 많다. 물론 샘플은 여행가서 요긴하게 쓰지만 내가 사용하고있는 제품을 집에있는 공병에 넣어가져가도 되어서 간절한게 아니면 굳이 필요없다.

사실 아직도 난 할인쿠폰이 생기면 그걸 구매하는것이 이득이라 생각하는 소비자이다. 최근 쿠폰 사용한다고 굳이 버스를 타고 환승을 해서 사온게 아메리카노 두잔이었다. 사실 사오고 좀 허탈한것이 집에도 드립커피가 있었고 콜드브루원액도 있었다. 굳이 소비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과거에는 올리브영이나 랄라블라나 인터넷 쇼핑몰 같은곳에서 얼마이상 구매시 주는 사은품을 얻겠다고 금액에 맞춰 물건 구매한적도 있다. 그런데 따지고보면 사은품이라고 주는물건은 대부분 당장의 필요가 없는 물건이었거나 내게는 이미 있는, 그렇게 비싸고 고급 상품들도 아닌데 나는 쿠폰을 사용하겠다거나 사은품을 받는것이 마치 내가 이득을 본다는 그 마음에 구매를 했고 후회했다. 전에 이름도 모르는 피부과에서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해서 나는 필요가 없으니 이용안하겠다 하자 되려 다른사람한테 혜택이 가도 상관없냐며 으름장을 놓으며 거들먹거리던 텔레마케터가 생각난다 이런 얕은수의 마케팅에서 단호하고 정중하게 빠져나올수 있는 소비자가 되고싶다.

 

3. 물건을 내가 기억할수있을만큼만 가지고있는다.

먹을거나 화장품같이 유통기한을 있는 물건을 사용하기 위해서 언제까지 써야하나 자주 들여다보게되는데 이게 일정갯수이상이 되자 피로감이 몰려왔다. 또 기한에 맞춰 사용하려고하니 한번에 몰아쳐서 급하게 사용하게 되었는데 그게 꼭 좋다고 할수가 없기도 하고 어쩐지 사용하지않고 버리는것에 대한 죄악감이 들어 결국 유통기한을 넘기고서도 사용할때도 있었다. 특히 약같은거는 병원에 다시 가기 번거롭다는 이유로 계속 임시처방용으로 사용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간 병원에서 의사가 단호하게 유통기한 지났으니 버리라고해서 그 자리에서 쓰레기통에 넣었다. 그나마 화장품이나 음식은 내가 자주들여다봐서 기억하는 편이었고 당장 사용 안한다고 캐리어에 넣어놓은 발열내의의 존재를 까먹고 또 산적이 있었다. 지난해 겨울 옷정리하면서 어이가 없었다. 비슷한색상의 비슷한 용도의 옷을 또 구매했다니. 그것도 여러벌! 나는 내가 가진물건들에 대해 잘 기억한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세운게 '하나의 물건이 들어오면 하나는 내보낸다'의 질량보존의 법칙과 '케이스 안에 케이스 넣지 않기' 이었다. 눈에 거슬린다고 또는 수납한답시고 박스에 차곡차곡 넣으면 나중에 꺼낼때 마트료시카처럼 계속해서 나와 되려 불편하거나 넣은채로 잊혀질수 있으니 무작정 쌓아놓지 않는다. 



4. 불필요한것을 스스로 만들어내지않는다 

이쁘고 자그만하기때문에 별다른 의식없이 모았던 물건이 방안에 제법 많았다. 대부분 포장도 안뜯거나 언젠간 쓰겠지하면서 방 한구석에 잔뜩 방치해놓았는데 지금도 어디서 받은 공병이나 안쓰는물건를 어떻게 하면 신박하게 활용해볼까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냥 필요할때 사는게 낫고 내가 가지고 있는것도 많으니까 이제는 굳이 나에게 필요없는 물건을 준다는 이유로 덥썩 받아오지않는다. 때문에 당장 필요없는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려하지않는다. 그러나 가아끔 일회성으로만 필요한게 있다. 갑자기 평소 안해보던 네일을 해봤는데 얼룩덜룩해지면서 못생겨디는게 보기 싫어서 지우고 싶은데 그렇다고 네일리무버를 사기에는 부담스러울때 지인이 쓰던 얼마 안남은 네일리무버를 병채로 받은적이 있다. 물론 매번 도움받기는 힘들수도 있지만 어쩌다 한번 도움받는것도 괜찮다 느껴졌다. 

공병비우는것을 좋아해서 끝까지 다 쓰고 새로운것을 구매하러가고 새로운것을 개봉할때의 희열을 좋아하는데 가끔 화장품통의 지나친 조형미로 내가 사용한 양보다도 더 큰 부피를 차지하는 물건들을 버릴때의 생각은 곧 내가 발생하는 쓰레기와 일회용품사용에 대한 고민으로 넘어갔다.

 

5. 일회용품 안쓰기

일회용품은 내가 미니멀리스트를 자처하기전부터 고민이 많았다. 단순히 자연보호에 대한 심도한 생각이라기 보다는 내가 밖에서 구매하고 무심결에 받은 것들이 집에 와서는 쓰레기통에 들어가는게 많다는것을 깨달았다. 비닐봉투부터해서 홀더, 빨대, 영수증등은 밖에서는 필요하다 생각했지만 굳이 받을필요없는 것들도 많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필요없다 느껴지는 일회용품은 안받는데 가게 점원이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의사소통도 잘 안되서 실패할때도 있지만 우선 내가 지킬수 있는 것들을 안고 가려한다.   

 

 

 

 


 미니멀한 인생을 살아갈려고 하지만 약간만 방심하면 물건이 금새 늘어나는 내 방을 보면서 나는 나중에는 캐리어하나에 모든게 들어가는 인생을 살고싶다고 생각한다.